아침 출근 길에 김창옥 교수의 포푸리 강의를 들으며 왔다.
요 며칠 사이 그의 강연들을 아침, 저녁 출퇴근 길에 듣고 있는데 내용들이나 감성 부분에 동의되는 것이 많아 흥미롭다.
한편, 아하! 이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구나. 그리고 이렇게 그 생각들을 풀어 강의의 좋은 소재로 삼는구나.
그의 한 수, 한 수를 배우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의 주위엔 좋은 스승이 참으로 많다고 느껴진다.
계속 들어보니 그는 주로 자신이나 가족, 그리고 주변 일상 소재들을 가지고 익살스럽게 풀어 나가는데 여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묘함이 있다.
그리고 말하는 톤의 익살스런 변화나 가끔 던지는 비속어도 웃음과 함께 오히려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자주 긴장된 내 얼굴이 덕분에 웃음 소리와 함께 풀어지곤 한다.
나 같으면 그냥 묻어 두고 말 그런 내용들이 그의 생각과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격려와 힘이 되게 하는 훌룽한 콘텐츠로 태어난다.
이런게 콘텐츠 창조인가 보다.
지난 한 달 동안 스무권이 되는 책들을 잡독(?)하면서 계속 "나"만의 생각이 무언지 짚어봐 왔는데 아마 그의 경우가 내겐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다.
흠, 글로, 말로 풀어내는 기술, 감성, 유머, 격려, 사랑....
페이스북을 접은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
어떻게 된거냐는 친구들의 걱정스런 문의가 이어 진다.
매일 페북을 접하며 하루 한개씩 포스팅을 할 때는 그래도 꽤 긍정적으로 살고 있었나 보다.
접고 숨어서 쉬면 그래도 좀 편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접고 보니 오히려 나태해지는 나 자신을 보게된다.
매일 카메라로 찍어 올리던 사진들.
사실 그 사진들은 일상을 바라보던 나의 눈이고 관찰이었다.
이제는 어디에도 그 사진들을 나눌 데가 없다 보니 그만큼 사물이나 주위에 눈이 덜 가게 된다.
전엔 동틀녁의 아침 하늘, 이른 아침 조용히 물 가에 앉아 있던 왜가리 한 마리, 아침 산보 길에 만나던 작은 거북이 한 마리, 길가에서 피워 올리던 꽃 한 송이가 그렇게도 신선하고 여유롭게 해 주었는데...
이번 달의 일만 잘 마무리 되고 나면 6월부턴 다시 눈을 크게 열고 다시 주위의 세상을 봐야겠다.
그러나 한편으로 좋아진 것이 있다면 노트를 시작하고 책들을 접하면서 그 내용이나 느낌들을 메모로 남기는 습관이 만들어 지고 있음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나의 내면을 좀 다 살펴보게 되는 안목도 키워지는 것 같다.
메모하는 내 필체만 하더라도 예전의 산만함들이 조금씩 안정되어 감을 알 수 있다.
내 자아도 그만큼 안정되어 간다는 징조일까?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내게 좋은 점이 하나 생겼다.
전 같으면 풀어내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내 얼굴에 그대로 표출되곤 했는데 이제는 노트에 풀어내고 있다.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이 과정의 좋은 점은 글로 적어봄으로써 나의 감정을 내 위주가 아닌 객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보다 쉽게 감정의 기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글로 적다 보니 내 얼굴이 어쩐지 전보다는 편안해 보인다는 말도 듣는다.
아직 진솔하게 다 적지 못함은 혹시 누가 그 내용을 보게 될까 하는 작은 염려가 있음 일 듯 싶다.
오늘은 목요일 .
지난 주말 카와이 여행에서 돌아와 어제까지 밀린 미팅들과 인터뷰들을 마치고 모처럼 아침부터 마음이 여유롭다.
녹차 한 잔과 함께 창밖 녹색에 마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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